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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배우자.

삼성전자 ARM 인수 임박

by 로칸 2022. 10. 3.

삼성전자의 ARM 인수 임박

출처 : 데일리매거진

삼성전자의 ARM 인수설이 이제는 썰에서 팩트가 되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1일 해외출장을 마친 후 진행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손정의 회장과의 만남을 언급한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다음 달에 손정의 회장이 서울에 오실 것 아마 그때 무슨 제안을 하실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라며 손정의 회장과의 ARM 빅딜을 암시했다. 

ARM은 어떤 회사인가?

ARM은 1990년 설립된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반 반도체 기업과 달리 순수하게 핵심 부품의 설계도를 그리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 설계는 매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려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 빅 테크 기업들은 ARM의 기본 설계도를 구매해 로열티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반도체를 제작하고 있다. 그 탓에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90%,  태블릿 PC의 85%가 ARM 설계도가 이용되고 있고 사실상 대체재가 없어서 공급재에 가깝다는 언어유희가 있을 정도이다. 

이 같은 ARM의 가능성을 알아본 손정의 회장은 2016년 소프트뱅크를 통해 314억 달러에 인수를 한다. 실제로 ARM의 매출은 2021년 26억 6500만 달러 약 3조 4200억 원으로 전년대비 35% 오르며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억 9000만 달러, 영업이익률은 37%로 전 세계 기업들로부터 돈을 쓸어 담고 있다. 한 마디로 황금알을 낳는 오리 그 자체인 것이다.

삼성전자의 ARM 인수 시나리오

사실상 반도체 설계 카르텔인 ARM을 삼성전자가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세간의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다만 이미 한차례 엔비디아가 인수할 당시 미 연방거래위원회가 '불법적인 수직 결합'이라고 브레이크를 걸었던 적이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진행되진 않을 것이다. 그에 따라 삼성전자의 ARM 인수 시나리오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추정하는 삼성전자의 ARM 인수 방식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ARM 인수 시나리오 - 단독 인수

가장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지만 삼성이 ARM을 단독 인수할 것으로 가정할 경우 기존까지 진행해왔던 M&A를 통해 전략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삼성은 2007년부터 신기술 기업들의 M&A를 진행해 왔다. 

대주주 지분 및 100% 지분 인수로 2007년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트랜스칩을 시작으로 2016년 하만에 이르기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 중 우리나라 역대 최대 M&A 규모라 평가되는 하만 인수 전략은 ARM 인수 시 검토해볼 수 있는 좋은 전례이다. 하만의 기업가치는 약 9조 원으로 큰 몸집만큼이나 인수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 등 여러 난관들이 많았다. 이에 대한 파훼법으로 삼성은 교부금 합병방식을 활용해 하만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취득하는 전략을 실행했었다. 교부금 합병 방식은 양사의 기업가치에 기반을 둬 주식가치를 평가하고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과 달리 주주들에게 합병교부금을 지불하고 주식을 소멸시켜 합병을 완료하는 형태이다. M&A에 반대하는 일부 주주들로부터 완전 자회사 편입을 위한 지분 100% 확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예방차원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통매각 시나리오는 현지니 ARM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의 재무상황에 근거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1년 30.5조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주식 시장의 부진으로 투자기업 가치가 곤두박질쳤고 부채총액이 약 140조 엔으로 연간 이자만 2천400억 엔 우리 돈으로 2조 4천억을 내야 한다. 투자대금 이자 및 대손충당금  등 현금흐름이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올해 ARM의 영국 런던 시장 상장이 사실상 물거품이 도며 소프트뱅크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나스닥 상장 혹은 통 매각이다. 단독 인수 진행 시 ARM의 나스닥 예성 상장 시기가 2023년 3월 인 만큼 상장 이후 하만 인수 당시 진행했던 교부금 합병방식을 진행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미국의 외국인 투자심의 위원회의 거래 검토 조사와 세계 주요국 경쟁 당국 및 반도체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ARM 인수에 거센 반발이 있을 것이다. 확률적으로도 통으로 인수하는 시나리오는 가장 확률이 낮기 때문에 가능성 정도로만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다.

삼성전자의 ARM 인수 시나리오  - 컨소시엄 구성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방법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퀄컴, 인텔,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ARM 인수에 관심이 있는 만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진행할 수 있다. 컨소시엄을 진행할 경우 미 연방 거래 위원회의 제동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고 강력한 반도체 공동체를 원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미국의 퀄컴과 인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미반도체 연합 라인의 구축을 촉진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 물론 컨소시엄을 통한 공동인수에 나설 경우 사업 경쟁력 강화 등에서 서로 목소리가 다를 수 있어 인수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의 ARM 인수 시나리오 - 지분투자

단독 인수와 컨소시엄 구성에서 실리를 취할 수 없다면 ARM 지분을 일부 취득하는 방식으로 인수전에 나설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8월 네덜란드 장비 업체인 ASML에 7억 7900만 유로, 약 1조 1400억 원을 투자해 3% 지분을 확보했었다. 당시 이 지분 투자로 10년이 지난 지금 EUV 장비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효과로 이어졌고 초미세공정시대 든든한 우군을 얻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삼성전자의 M&A 전략은 ARM 지분 투자로 우군을 확보하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금 확보를 위해 IPO에 무게를 둘 수 있는 만큼 이재용 부회장과 회동에서 블록딜보다는 지분참여 요청으로 상장 '인기몰이'를 노리는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삼성은 ARM과 지분 인수로 '조용하지만 강력 힐 연대'를 얻고 소프트뱅크는 성공적인 IPO를 통한 자금력 확보라는 상부상조가 가능한 것이다. 

삼성이 ARM인수로 얻는 이득

그렇다면 삼성이 ARM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삼성이 ARM인수로 얻는 이득 - 시스템 반도체 부문 강화

첫 번째는 모바일 AP 등 시스템 반도체 부문 강화이다. 글로벌 AP 시장은 미디어텍의 디맨시티, 퀄컴의 스냅드래건, 애플의 A바이오닉 프로세서 그리고 삼성전자 엑시노스로 구분되고 있다. 점유율은 미디어텍 33%, 퀄컴 30%, 애플 21%로 상위 3개 사가 80%의 점유율을 점유하고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건이 동기 대비 60% 이상 판매량을 신장시키면서 전체 시장 점유율 30% 로 업계 1위 자리를 노리며 하지만 삼성전자는 AP 시장 점유율이 2020년 7%에서 전체 시장점유율 30%로 업계 1위 자리를 노리며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AP 시장 점유율이 2020년 7%에서 2021년 4%까지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번 ARM 인수를 통해 엑시노스 성능/전력 기술적 시너지로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엑시노스 탑재 비중은 올해 30%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 엑시노스의 주요 적용처는 갤럭시 시리즈이다. 플래그십에 퀄컴 스냅드래건과 엑시노스를 보급형 및 중저가 모델에서는 엑시노스와 미디어텍의 AP를 채택해왔다. 하지만 모바일 AP칩이 고성능이 요구되며 엑시노스가 발열, 전력 문제 등 기술적 한계를 겪자 엑시노스 탑재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64%, 58%, 50%, 44%로 하락하기 시작해 2분기 탑재율이 20%대에 머무르고 말았다. 엑시노스의 전력 소모량 및 발열 등 성능 문제가 발생했고 플래그십 모델에 엑시노스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건이 전량 탑재되었기 때문이다. ARM 인수는 이런 부진한 엑시노스의 기술 문제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애플의 칩셋 제조는 모두 ARM의 설계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애플은 동일한 설계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발열 이슈가 발생한 적이 없다.

이 비결은 ARM이 제공한 반도체 설계를 IOS에 최적화하도록 개선했기 때문이다. 엑시노스는 지금까지는 다양한 모델에 AP를 호환할 수 있는 범용성을 중시하며 개발되었기 때문에 발열 문제를 잡는 것이 까다로웠다. 하지만 ARM을 인수할 수 있다면 아이폰처럼 갤럭시 전용 AP 개발과 동시에 범용 엑시노스까지 개발해 스마트폰 시장 내 엑시노스 탑재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는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 상승 및 삼성의 시스템반도체를 강화시킬 수 있다. 게다가 애플을 포함해 퀄컴 AMD 등 대부분 반도체 기업들이 ARM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는 점은 애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삼성이 ARM인수로 얻는 이득 -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강화

두 번째는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강화이다. 삼성은 기존 자사에서 진행하던 고급 칩셋 제작 업무들이 TSMC로 넘어가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이 올해 1분기 53.6%로 상승한 반면 삼성은 같은 기간 19.1%에서 16.3%로 하락했다. 매출 역시 TSMC는 181.6억 달러에서 202억 달러로 올 3분기 전분기 대비 11%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삼성전자는  223.2억에서 182.9억 달러로 약 -19%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9월 20일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행사인 'GTC 2022'에서 젠슨 황 CEO가 GPU 신제품 RTX 4090, 4080을 공개하며 "TSMC와 긴밀히 협력해 GPU에 최적화된 4 나 공정으로 제품을 만들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Made by TSMC'가 품질에 대한 신뢰도 상승 및 마케팅 포인트가 되며 삼성전자를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ARM 인수는 반도체 설계능력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어 삼성전자의 설계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에 치중되어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계와 파운드리를 연계하며 파운드리 수주 물량 증가로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다.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구도에서도 삼성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을것이다.

Summary

삼성전자가 간단하게 ARM을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ARM의 독점적인 시장 지위가 반도체를 영위하는 삼성전자의 인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손정의 회장과의 만남을 암시한 만큼 금번 삼성전자의 ARM 인수 시나리오와 두 기업 간 시너지를 고려해 봤을 때 현재까지 나온 후보 기업들의 인수 가능성에서 가장 실현성이 돋보이는 소식이다. 아무쪼록 삼성과 ARM의 빅딜이 원활하게 마무리되길 바라며 삼성전자에게 파운드리 이외에 제3의 도약이 되는 기회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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