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시즌2' 문동은의 완벽한 복수

지난 10일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시즌2(9화~16화)가 모두 공개되었다.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을 당한 주인공이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내용으로 더 글로리 시즌2에서는 피해자들의 견고한 연대를 통해 모든 가해자들을 파멸해 버리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더 글로리 시즌2 줄거리

더 글로리 악역 5인방

문동은이가 깔아놓은 판에서 가해자들은 스스로를 폐허에 몰아넣었다. 잃을 게 없는 가해자는 목숨을 잃었고 남의 고통을 보며 즐거워했던 자는 목소리를 잃었으며 주위를 견고히 두르고 있는 반짝이는 벽을 믿고 남을 괴롭혔던 이들은 내내 아름답던 이런 벽도 없이 황량하고 캄캄한 폐허에 섞여 억울할 일 없는 인생을 살던 박연진을 억울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에 김경란의 복수까지 들어가 있다는 게 완벽한 결말이었다. 하도영이 예솔이가 친자가 아님을 알면서도 예솔이의 아빠로 남아 예솔이를 지키는 선택을 했다는 것도 참 좋았고 또 하도영이 결국 전재준에게 복수를 했다는 것도 너무 통쾌했다. 복수를 끝내고 비로소 원점에선 문동은이 죽음이 아니라 주여정의 복수를 위한 망나니 칼춤을 추는 동시에 건축가의 꿈을 갖고 열아홉 살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문동은이 거리낌 없이 반팔을 입고 화상 자국에 꽃 문신을 하고 상처를 드러내던 마지막 모습. 물이 너무 차가우니 우리 봄에 죽자라는 말을 듣고 버텨냈던 문동은은 더는 복도에 혼자 서 있지 않게 되었다.

더 글로리 가해자별 복수

피해자들의 연대로 이루어진 복수 피해자들의 연대로 이루어진 이 복수가 얼마나 완벽했는지를 모든 가해자별로 알아보자.

(1) 문동은 엄마

문동은의 첫번째 가해자는 문동은의 엄마다. 등본 한 장으로 동훈이 어디 있는지 찾아낼 수 있다며 핏줄을 이용하려 하던 문동은 엄마는 결국 핏줄인 문동은만 할 수 있는 등본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등본으로 흥한 자 등본을 망한다.

(2) 손명오

손명오의 개 같은 죽음에 대해 살펴보자.문동은은 손명오가 갖고 있는 단 하나 목숨을 빼앗았다. 물론 문동은이가 직접 죽인 게 아니기 때문에 더 완벽했다. 박연진이가 죽이고 증거를 인멸하며 뒷수습했지만, 결국 마지막 한 방은 김경란이었다. 김경란은 박연진이가 휘두른 양주병으로 손명오의 머리를 내리쳐 죽게 한다. 손명오의 시신은 신영준의 보험으로 이용되어 폐장례식장에 볼모로 잡혀 있다가 결국 윤소희가 떨어졌던 폐건물 아래에 내던져졌다. 죽음의 순간과 죽음 이후 장례식장까지 손명오의 마지막은 영광, 존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손명오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이 단 한 명 도 없었고 장례식장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윤소희의 엄마는 죽은 손명오의 사진에 홍어 무침을 던졌고 이사라는 손명오의 장례식장을 살인미수 현장으로 만들었다.

(3) 최혜정

최혜정이 손명오가 찍은 이사라의 영상을 공개하자 이사라는 남의 아픔을 기뻐하는 최혜정의 목에 연필을 꽂아 심판했다. 운이 없었다면 피해자가 될 뻔했던 최혜정은 문동은과 김경란의 고통을 보며 안심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자신이 안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남의 불행에 웃던 최혜정의 입은 최혜정이 불행해지고 나서야 조용해졌다. 최혜정은 목소리를 잃었을 뿐 아니라 전재준에게도 버림받았다.

(4) 전재준

전재준에게 버림받은 최혜정은 문동은의 동기부여로 인해 전재준이 앞으로 다른 여자는 그 누구도 눈에 담지 못하도록 전재준의 눈을 멀게 함으로써 복수한다. 사실 전재준에게 복수할 방법을 알려준 건 전재준 본인이다. 전재준은 주여정의 병원에 찾아갔을 때 주민등록번호가 오픈됐고 주여정은 의사로서 진료 차트를 보고 전재준이 안압 급상승 이력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전재준은 최혜정에 의해 눈이 멀었고 마지막은 하도영의 손에 의해 시멘트에 묻히고 말았다.

(5) 이사라

이사라를 위해 문동은이 짠 판은 사실 이사라가 약을 하기로 선택하지만 않았다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사라는 문동은이 준비한 에덴동산의 약에 손을 댔고 그 모습이 전국적으로 공개됐다. 초범이라 잘 해결될 것 같았던 이사라는 결국 최혜정 사건으로 특수 상해 및 살인 미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이사라의 반짝이는 벽이 되어 주던 부친 이길성 목사 역시 세금 탈루 혐의로 구속 입건이 되었다. 그렇게 이사라의 벽도 무너졌고 이사라 또한 폐허에 섰다.

(6) 박연진

박연진은 반짝이고 견고한 벽에 둘러싸여 있다. 박연진의 영광 같았던 하도영은 박연진의 폐허로 남았고 항상 모든 일을 수습해 줄 것 같았던 믿음직했던 엄마는 자식을 살리기 위해 지옥에 선 엄마들과 달리 자신이 살기 위해 딸을 버렸다. 윤소희를 죽인 날 밤 알리바이가 돼줬던 전재준은 예솔이의 친권을 얻어보고자 박연진을 버렸다. 엄마처럼 기상캐스터가 되고 싶었던 예솔이는 이제 더 이상 엄마를 자랑스러워하지 않았다. 박연진은 윤소희ㆍ손명오 두 명을 살인한 죄에 대한 형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박연진의 지옥은 모든 사람을 잃고 모든 사랑을 잃고 혼자가 되는 것만은 아니었다. 혼자 지옥에서 썩어 문드러질 듯한 시간을 보내며 뭐가 억울한지도 모른 채 억울해하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