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의 새 메모리 모듈의 표준
델이 독점 메모리 표준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에 분노한 사용자는 냉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델의 새 메모리 설계는 사실 독점 기술이 아니며 고성능 노트북에 장점을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델의 새 메모리 모듈인 CAMM(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의 이미지가 유출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IT 미디어는 델이 “사용자 업그레이드를 막는” 길로 가고 있으며, 제 노트북 사용자는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어도 할 “도리가 없을 것“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CAMM 표준을 설계하고 특허를 획득한 당사자와 CAMM 표준이 적용된 델 프리시전(Precision) 노트북의 제품 관리자는 PCWorld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 메모리 모듈의 목적이 현행 SO-DIMM 설계에 닥칠 대역폭 한계를 미연에 차단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델의 CAMM이 성능 및 안정성을 개선하고 사용자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며 궁극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독점 제품이 아니다
지난주 인터넷을 달군 비판의 핵심은 CAMM이 독점 제품이라는 것이다. 독점이란 업그레이드 구입처가 한 회사로 한정되는 의미로 인식된다. 그러나 델 관계자는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CAMM 설계의 대부분을 맡은 델 선임 엔지니어 톰 슈넬은 “PC 업계에서 표준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면서 “델은 이러한 신조로 제품에 표준을 적용한다. 메모리 설계가 델의 전유물이 아닌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슈넬은 모듈 제작은 델이 직접 하지 않고 인텔을 비롯한 메모리 업체와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CAMM 탑재 노트북에는 아무 서드파티에서나 RAM을 구입해 설치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델에서만 CAMM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겠지만 표준이 확장되어 타 PC 업체에서도 채택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또한, 새 메모리 모듈은 기존의 SO-DIMM과 마찬가지로 범용 DRAM을 사용해 구축된다.
사실, 델의 지적대로 (CAMM은) 델의 자체 노트북에서도 ‘독점’이 아니다. CAMM이 탑재된 첫 프리시전 워크스테이션에도 결국에는 인터포저(interposer)를 사용한 기존의 SO-DIMM가 제공될 것이다. 프리시전 워크스테이션 담당 제품 관리자 마노 지알 루시스는 인터포저 옵션이 동일한 CAMM 마운트에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또한 CAMM을 실현한 델의 다음 목표는 CAMM을 메모리 표준 단체인 국제 반도체 표준협의기구(JEDEC)에 선보여 다른 사람/단체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에서 표준을 만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슈넬은 매번 뭔가를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효과가 입증된 표준을 만드는 편이 훨씬 더 쉽다고 설명했다.
델에는 특허가 있지 않은가?
델이 CAMM 설계 특허를 보유한 것은 사실이다. 특허 사용료도 발생한다. 그러나 델 측은 특허 사용료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반적인 노트북 설계의 경우에도 워낙 다양한 PC 회사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사용권이 상호 실시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델은 우려를 불식할 말을 남겼다. JEDEC에서 승인한 모든 표준은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RAND) 조건을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표준은 사용권이 반경쟁적이지 않고 가격이 합리적이며 특정 회사를 차별하지 않아야만 하며 그렇지 않으면 JEDEC를 통과할 수 없다는 의미다.
CAMM이 필요한 이유
그렇다면 CAMM은 왜 필요한가? 델의 슈넬은 SO-DIMM(Small Outline Dual Inline Memory Module)이 설계 후 한 세대 안에 보이지 않는 한계에 부딪힌다고 설명했다. 첫 도입 후 25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SO-DIMM은 더 새롭고 빠른 DRAM 방식으로 바뀐 것 이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SO-DIMM이 안고 있는 문제의 주요 원인은 상대적으로 복잡한 설계에 있다. CPU를 RAM 모듈과 연결해야 하는 선(“트레이스(trace)”)이 길게 늘어난다. 이는 아래 그림 왼쪽 상단에서 CPU에서 4 SO-DIMM 설계까지 전선의 이동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 거리가 델의 CAMM 설계에서는 상당히 단축된 것을 우측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전선 거리가 짧으면 짧을수록 필요한 전력은 줄고 잠재 속도는 높아진다. CPU까지의 거리가 SO-DIMM 설계에서는 3인치인 반면 CAMM 설계에서는 1.5 인치에 불과하다.
RAM은 병렬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구축된다. CPU에서 메모리로 이동하는 전선이 여러 개라는 의미다. 엄격한 신호 타이밍 및 무결성 요건 때문에 모든 배선은 길이가 정확히 같아야 하고 간섭을 줄이기 위해 간격도 충분해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슈넬에 따르면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에서 SO-DIMM은 아직 한계에 이르지 않았지만 DDR6이 도래할 때면 SO-DIMM 설계는 이미 전성기가 지났을 것이다.
사실 CAMM은 이미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SO-DIMM을 사용하는 12세대 인텔 노트북에서는 DDR5/4800 전송 속도에 도달할 수 있지만 RAM이 128 GB인 노트북에서와 같은 4 DIMM 설계로 밀어붙이면 다시 DDR5/4000 전송 속도로 단계적으로 낮춰야 한다.
반면, CAMM이 있으면 128GB의 밀도와 DDR5/4800 전송 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슈넬은 SO-DIMM 대비 CAMM 성능이 얼마나 나은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아꼈지만, 전반적으로 델의 그래픽 카드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DGFF라는 압축 커넥터는 20 GHz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DDR5/4800 모듈의 메가 전송속도의 대략적인 클럭 속도보다 4배 이상이다.
더욱 소형화되고 안정성과 발열 성능이 높아질 것
CAMM은 성능이 우수할 뿐 아니라 안정성과 발열 성능이 향상되고 공간이 절약되어 더 얇은 노트북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위의 이미지를 다시 보면 SO-DIMM 설계의 두께를 실감할 수 있다. 특히 모듈이 4개 사용되면 매우 두꺼워진다. 모듈이 4개면 길이가 같은 트레이스가 4개 필요한데 이를 메인보드 양쪽에 장착하는 노트북 제조업체가 많다. 이런 방식은 메인보드 반대쪽의 RAM에 접근하고자 할 때 문제가 된다. 일반 사용자가 노트북 하단을 뜯어 내는 것은 물론 노트북에서 메인보드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미다. 불가능한 작업은 아니지만 트랙패드, 키보드, 디스플레이 등의 부품에 복잡하게 연결된 섬세한 리본 케이블을 제거해야 한다. 게다가, 만지면 만질수록 고장의 위험도 높아진다.
물리적인 DIMM이 4개면 모듈을 건드려 헐겁게 만들 확률도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CAMM에서는 압축 설계가 커넥터 사이에 들어 있어서 공기에 더 노출되는 SO-DIMM 접촉면보다 보호가 잘 된다. 슈넬은 결과적으로 안정성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CAMM 설계는 커넥터가 방열판 기능을 하므로 열을 더 많이 발산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된다. 반면, SO-DIMM에서는 복잡한 계층 내부에 열이 갇혀 버린다.
델은 CAMM이 더 나은 설계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신형 프리시전 7770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에 적용하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델의 지알 루시스는 프리시전 7770을 사용하는 많은 기업이 성능과 안정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CAMM의 프리시전 7770에 적용함으로써 CAMM 표준에 대한 델의 확신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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