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감축법
최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 다른 이름으로 그린 부양 안이 하원까지 통과하여 사실상 확정이 되었다. 이 법안의 통과로 태양광, 수소, 풍력 등 에너지 산업의 테마가 요동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핵심이 3,69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80조 원에 달하는 그린 부양 안으로 향후 10년 이상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그린산업이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고 민간투자 금액까지 합치면 효과가 1조 달러, 우리 돈으로 1천 조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당연히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2위, 국내 1위 태양광 기업 한화 설루션의 경우 최근 한 달 사이에 32,000원선이든 주가가 46,000원 선까지 30% 이상 급등을 하였다. 현대에너지 설루션도 3만 원 선에서 6만 원 선 고지를 바라보며 거의 더블이 되었다. 풍력에너지 관련 기업인 씨에스윈드 역시 4만 7천 원에서 6만 5천 원으로 30% 이상 급등을 보여 주었다.
특히 이번 상승세에서 주목할 기업은 수소 관련 기업이다.
3개월 동안 잠행을 이어가던 두산퓨얼셀은 한방에 15% 상승하는 힘을 보여주었고 효성 첨단소재 역시 빠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소형주로는 범환퓨얼셀 역시 수소 테마에 묶여 급등을 하였다 이전에도 국가 주도로 신성장 동력을 수소로 삼았기 때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급등을 하고 있다.
수소를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
차트를 길게 보면 과거에 이미 한번 주목을 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수소가 차세대 에너지가 된다며 전 산업이 수소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상용화에 걸리는 기술적 리드 타임이 지나치게 길다는 비판과 동시에 경기 불황을 호도하기 위한 프로파간다 키워드 팔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수소에 대한 드라이브가 논의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기술적 한계로 인해 대부분의 수준이 투자 검토로 끝이 났고 기술적 상용화가 그나마 완성된 수소차마저 전기차에 밀리고 있다. 그 결과 지지부진한 수소 테마는 금방 인내력을 잃고 다시금 하락하였다.
단순한 정책의 일회성 수례로 끝날지 수소에너지가 제2의 석유 못지않은 에너지로 거듭날 계기가 될 것인지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수소에너지의 등장 배경
바이든이 쏘아 올린 그린 부양책 500조가 과연 수소에너지를 제2의 재생에너지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한번 알아보자.
사실 과거 수소에너지는 공상과학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에너지원이었다. 높은 에너지 효율과 사용된 후 물 이외에는 공해물질이 생성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지만 만들기엔 비싸고 또 다루기에는 굉장히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수소의 끊는 점은 영하 253도로 상온에는 기체 상태로 보관될 수밖에 없다. 기체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부피가 매우 커 운반이나 보관이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효율적이지 못하고 폭발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했다. 게다가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물을 전기로 분해해 만들어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소를 만들기 위해 들이는 전기료가 물을 분해해 나오는 수소에너지보다 훨씬 비싼 단점이 있다.
결국 수소에너지는 2000년대 초반 상대적으로 빠르게 차세대 에너지로 거론이 되었지만 수소의 기술력이나 경제성 측면 등 채산성이 맞지 않아 등한시되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기후 변화는 수소의 인지를 바꿔 놓았다.
1971년까지만 하더라도 14GT(GigaTon) 수준이었던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0년에는 30GT, 2050년경에는 55GT로 예측이 되며 수소에너지는 다시 재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2015년 12월에 열린 파리 기후협약을 시작으로 탄소배출권을 거래하게 되며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수소에너지는 단순한 채산성을 논외로 큰 힘을 얻게 된다.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국제적 사회 합의 덥분에 에너지 혁신이라는 무대를 수소에너지가 주연으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수소에너지는 미래 사용처
고탄소배출로 주목이 되는 산업에 합종연횡으로 사용될 것이다.
첫 번째는 철강산업이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탄소 고배 출 산업이다. 철강 1t을 생산할 때마다 발생하는 이산화 탄소량은 무려 약 2t으로 전체 산업군 중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25%를 차지하고 있다 범인은 바로 철강을 제조할 때 사용되는 코크스 때문이다. 코크스는 석탄을 인위적으로 고탄 소화시킨 것으로 주로 용광로 안에서 일산화탄소를 발생시켜 철광석을 충분히 환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크스 대신 수소를 이용한 철강 제조공법이 개발되며 철강 산업에도 본격 수소가 활용되고 있다.
비츠비시 제철은 2021년에 세계 최대 수소 철강 제철소를 지었고, 일본, 독일, 스웨덴 등 철강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소 환원 제철 관련 기술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르셀로미탈, 티센크루프, 일본제철 등 글로벌 철강 기업들은 떠오르는 수소 철강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수소를 이용한 친환경 철강제조공법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증가한 친환경 철강 공급에 대응하고 있다. 수소환원 제철 기술 적용을 위해서 우리나라에서만 최소 연간 약 500만 t의 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소환원 제철 기술에 사용되는 수소 공급을 위한 생산, 수송, 저장, 이용 등 수소 관련 연관 산업의 동반 성장까지 기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는 수소 열차이다.
공중에 달린 전력선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전차와 디젤을 연료로 쓰는 디젤 기관차로 나눈다. 저탄소 시대에 접어들며 자동차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바뀐 것처럼 현재 운행이 되고 있는 디젤열차 역시 동력의 전환은 필수적이다. 디젤열차를 수소 열차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열차의 경우 배터리로 이용하게 될 경우 무거운 무게나 충전 속도 등의 한계로 인해 전기 배터리를 열차에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수소를 연료로 이용한다면 디젤 기관차를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기 중 산소를 받아들일 때 필터로 미세먼지까지 걸려내는 효과까지 있다.
현재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철도 강국들은 이미 노후 디젤차를 대체할 수 있는 수소 열차를 개발해 운용 중이고 일본은 2007년 세계 처음으로 수소연료전지로 달리는 2량 열차, 프랑스와 독일도 2018년 시속 최고 140km로 달리는 수소 열차, 우리나라도 현대로템이 3량으로 만들어진 수소 노면전차를 공개했다. 열차 에너지 패러다임은 자동차가 내연기관에서 전동 기관으로 전환된 것처럼 수소도 역시 전환될 것이다.
물론 이런 모빌리티의 수소에너지 사용을 대표적인 사례로 열차를 말했지만 비행을 위해 무게를 최소화해야 하는 PAV나 연료 저장의 편의성을 위한 선박 산업까지 적용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수소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
세 번째는 수소산업에서 공급과 저장으로 파생될 산업분야이다.
수소에너지의 원활한 안착을 위해선 공급과 보관 등 인프라 산업 확장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수소에너지 관련 소재산업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수소를 최대한 많이 주입해야 한다. 다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고압탱크를 사용하면 폭발 방지와 안전성을 위해 탱크가 무거워져 에너지로서는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비악이 발생하고 만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재 탱크의 소재로 탄소섬유가 떠오르고 있다 탄소 섬유는 일반적으로 강철보다 강도는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1/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탄소섬유를 이용해 수소탱크를 만든다면 수소 에너지 체계의 비약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효성 첨단소재가 수소 탄소섬유 분야를 앞장서며 발전시키고 있다. 즉, 수소에너지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전후방 연관산업에 효과적인 성장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산업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Summary
기술적 한계와 경제성으로 우리의 에너지 시야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요구가 본격 재기된 지금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할 것이다. 특히 그린 부양 안이 더욱더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에너지 안보 확립이 필수가 된 바이든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사우디로 떠났지만 사실상 무의미한 소득을 얻어왔다. 푸틴은 여전히 천연가스로 유럽을 압박하고 있다. 그린 부양 안은 인플레이션의 고통감뢰와 동시에 에너지 대국 러시아, 사우디와의 독립 역시 이뤄야 함이 내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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