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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News

중국 반도체 굴기, 한국 따라 잡나

by 로칸 2022. 8. 24.

중국 반도체 굴기

중국 반도체 굴기

중국이 2014년 이후 추진하는 '반도체 굴기'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반도체 시장의 27%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중국 은유 일한 낸드 플래시(NAND Flash) 공장 창장 메모리(YMTC)와 유일한 D램(DRAM) 공장 창신 메모리(CXMT) 등의 매출을 모두 합쳐도 세계시장점유율 1% 정도만을 차지할 정도로 성적이 저조하다.

그런 상황에 최근 홍콩 언론들이 2022년 3월에 중국 정부가 선전에 새로운 D램 반도체 공장 성 웨이 쉬(SwaySure)을 설립했다고 보도하면서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1970년 세계 최초의 D램 제품 모델 Intel 1103 (출처: 인터넷 공개 자료).  2022.07.04 chk@newspim.com

세계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과 특허경쟁

치킨 게임

메모리 반도체는 1966년 아이비엠(IBM)이 발명했고 1970년 인텔(Intel)이 최초로 상용 D램(모델 Intel1103)을 출시한 지 이미 50년이 경과했다. 미국에서 시작해 유럽 및 일본에 이어 1990년대 한국에도 기술이 전달되었고 2000년대에 수많은 업체가 경쟁을 하던 중 2007년부터 가격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를 지나면서 일본 엘피다(Elpida), 독일 키몬다(Qimonda)등이 파산했으며 그 뒤를 이어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시장을 독점하는 체계를 만들어냈다. 이후 가격을 낮추기 위해 규모를 키우고 수율을 높이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메모리 반도체는 구조상 1개의 트랜지스터에 1개의 콘덴서로 1비트(bit)를 저장하는 구조를 취하기 때문에 너무 작게 만들 수 없는 특성이 있어 최첨단 3~5 나노기술을 겨루는 파운드리 제조공정보다는 다소 정밀도가 떨어지는 10~20 나노의 제조공정에서 생산된다. 그래서 기존 메모리 기업들은 특허장벽을 높이 쌓아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을 막고 있다.

또 하나 반도체 메모리의 특성은 여러 가지 IT제품에 활용하기 위해 표준화가 잘되어있어 소품 종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설계-제조-후공정을 일괄 처리하는 종합 반도체 회사(IDM) 방식을 취해 더 가격을 낮추고 있다. 최근에는 부가가치가 낮은 후공정의 일부를 외주 주는 경우도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009년 키몬다(Qimonda)의 DDR3 제품 (출처: 바이두 백과사전, 2022.7). 2022.07.04 chk@newspim.com

중국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경험 축적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관련 산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산발적으로 시도되었고 기술이 조금씩 축적되어 왔다. 2000년 설립된 전문 파운드리 기업 SMIC는 2002년부터 독일 인피니언(Infineon)과 일본 엘피다(Elpida)의 D램을 파운드리 생산하면서 크게 성장했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제조 노하우를 일부 가지고 있다. 현재 SMIC는 세계 5위 파운드리 기업이다.

우한 신신(XMC) 은 2006년 설립 이래 NOR Flash를 IDM 생산해왔고 현재는 50 나노공정으로 12인치 웨이퍼 월 6 만장 규모를 양산하고 있다.

자오 이창신은 2005년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반도체 설계(팹리스) 전문회사로 설립되었고 주요 사업은 플래시 메모리(NOR Flash세계 1위) MCU(ARM 기반 RISC-V기반), 센서(터치스크린, 지문, 거리측정) 등 3가지 분야이다.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으로 2022년 가트너 선정 중국 반도체 설계기업 매출 6위에 올랐고 2022년 6월 중국 반도체 전문매체 IC카페에 의해 중국 MCU 반도체 경쟁력 1위 기업에 선정된 바 있다.

중국 유일의 D램 공장 창신 메모리(CXMT)

중국 유일의 D램 IDM공장 창신 메모리(CXMT비상장)는 중국 내 최고의 반도체 설계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자오 이창신과 D램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계획하던 안후이성 허페이 시정부의 공동 출자를 통해 2016년 6월 허페이시에 설립되었고 자오이 창신의 CEO 주이밍이 회장으로 추대되었다.

이후 창신 메모리는 2017년 3월 1 공장을 착공하고 2018년 1월 1 공장을 완공한 후 장비 설치를 시작했고 같은 해 7월에는 1 공장을 가동했다. 그해 12월 19 나노공정의 8Gb DDR4 시제품을 생산하고 다음 해인 2019년 9월 8Gb LPDDR4 시제품을 생산했으며 12월 양산 규모는 12인치 웨이퍼 월 2 만장 수준에 도달했다. 창신 메모리는 현재 생산능력을 확장 중이며 2020년 19 나노공정의 12인치 웨이퍼 월 4만,5만 장 수준에서 2021년엔 월 6만 장을 생산했고 2022년에는 월 12만 장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창신메모리(CXMT)의 DDR4 및 LPDDR4 8Gb D램 (출처: 창신메모리 홈페이지). 2022.07.04 chk@newspim.com

창신 메모리가 어떻게 회사 설립 2년 반의 짧은 기간 안에 일사천리로 DDR4 및 LPDDR4등 D램 2개 모델 개발에 성공했을까? 그해 답은 독일 키몬다(Qimonda)로부터 입수한 D램,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제조공정, 제조, 노광, 후공정, 메모리 인터페이스 상관 기술을 기초 삼아 약 25억 달러를 쏟아부어 키몬다의 46 나노메모리 공정을 19 나노급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 언급된 키몬다는 독일 인피니온(Infineon)이 2006년 당시 세계 3위의 규모를 가지던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을 분사시켜 설립되었다. 이후 2007년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을 견디지 못해 2009년 뮌헨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제도를 신청하였으나 2011년 법원은 청산을 결정했다. 당시 인피니언도 같은 해 분사 당시에 비해 매출이 4분의 1로 급감하고 8000억 원(한화) 이 넘는 손실을 입는 등 큰 위기를 맞았으나 무선통신 반도체 사업을 인텔에 매각하고 주력사업에 집중하며 회생할 수 있었다.

이 와중에 2009년 8월 랑차오그룹(INSPUR) 은 1억 위안이 이상 가치의 장비과 기술을 보유한 키몬다 중국 R&D센터(시안 소재)를 3000만 위안이라는 헐값에 인수하여 시안화 신반도체로 개명한다. 이때 전수된 키몬다의 1000만 건 이상의 D램 관련 기술 파일과 2.8TB의 데이터가 창신 메모리의 기술기반이 되었다. 시안 화신은 2015년 다시 칭화 유니에 인수되고 시안 쯔광 궈신 반도체(UniIC)로 개명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D램 개발을 완료한 창신 메모리는 공식 판매에 앞서 2019 연 12월 미국 와이 랜(WiLAN, 나스닥 상장사 쿼터 힐(Quarterhill)의 자회사)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기존 키몬다의 D램 기술 특허를 공식적으로 확보했고 2020년 4월 미국 반도체 회사 램버스(Rambus)로부터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D램 기술 특허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로서 창신 메모리는 D램 분야 특허장벽을 완벽히 넘을 수 있게 되었다.

창신 메모리는 올해 2월에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해 알리바바를 비롯한 19개 투자 투자자부터 200억 위안 이상의 자금을 투자 유치했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비공개하고 있다. 이름도 기존의 '허페이 창신'에서 '창신 메모리'로 바꿨다.

이 회사는 현재 19nm 공정을 17nm공정으로 고도화시키고 DDR5등 신기술 개발에 발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름을 창신 메모리로 바꾼 것으로 보아 D램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를 개발해 종합 메모리 기업으로의 발전을 추구하고 2, 3 공장 설립으로 생산량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2년도 1분기 현재 허페이 창신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0.2%에도 미치지 못해 생산능력 확충과 판로개척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년 1분기 세계 D램 브랜드 매출 순위(단위: 백만달러) (출처: 트렌트포스, 2022.5). 2022.07.04 chk@newspim.com

 

중국 유일의 낸드플래시 공장 창장 메모리(YMTC)

중국 유일의 낸드플래시 IDM 공장 창장 메모리(YMTC, 비상장)는 2016년 7월 칭화대학 산하 칭화 유니와 우한시 정부가 공동 출자해서 후베이성 우한시에 설립되었고 당시 칭화 유니의 쟈오 웨이 궈 회장이 창장 메모리 회장을 겸직했다. 

설립과 동시에 2016년 9월 같은 도시 내에 있는 NOR 플래시 전문기업 우한 신신(XMC)을 100% 지분 인수하여 자회사로 만들고 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착수하여 2017년 10월 첫 32단 MLC 3D 낸드플래시 2종을 출시했다. 2018년 8월 자체 개발 성공한 X태킹(Xtacking) 1.0 아키텍처를 발표하고 연이어 2019년 9월 64단 TCL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했다. 2020년 4월에는 X태킹 2.0 기반의 128단 TCL/QLC 3D 낸드플래시 개발에도 성공했다.

창장 메모리는 22 나노 공정의 1개 공장을 가동 중이며 2020년 4월 128단 3D 256Gb(모델 X1-9050) 낸드를 출시하고 2021년 7월 128단 3D TLC 512Gb 낸드플래시(모델 X2-9060)와 QLC 1.33Tb 낸드플래시(모델 X2-6070)를 출하했다. 가트너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매출은 110억 위안을 기록해 1년 사이에 매출이 10.3배 증가했다고 한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창장메모리(YMTC)의 128단 QLC 1.33Tb 낸드플래시(모델 X2-6070) (출처: 창장메모리 홈페이지). 2022.07.04 chk@newspim.com

창장 메모리는 2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에 낸드플래시 기술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개발해냈을까? 창장 메모리는 한때 파산한 미국 스팬션(Spansion, 현 Cypress)으로 부터 지적재산권을 사들여 완전한 특허 라이선스를 조기에 획득한 후 한국 대만 일본에서 스카우트한 우수한 메모리 인력을 포함해 1800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확보하고 3년 동안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자했다.

물론 이런 투자 자금은 모두 중국 정부로부터 조달됐다. 창장 메모리가 표면상 지분 25.91%를 가진 칭화 유니의 자회사이지만 우회 지분을 포함하면 중국 정부의 국가 반도체펀드가 49.19%를 소유한 1대 주주인 점이 이를 증명한다.

창장 메모리 제품의 경우 품질면에선 크게 하자가 없지만 업계에서는 생산원가가 15% 이상 비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X태킹(Xtacking) 기술은 과거 한국에서도 시도했다가 채산성이 맞지 않아 포기한 기술로서 창장 메모리가 앞으로 한국을 따라잡으려면 채산성을 개선하는 공정을 개발해 원가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창장 메모리는 짧은 기간 내에 낸드플래시 제품을 양산해 냄으로서 중국 정부의 반도체 정책의 모범적인 성공사례가 되었다.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2022년 1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브랜드 매출 순위를 보면 점유율 상위 5개 기업 95.6%를 독점하고 있으며 창장 메모리의 시장점유율은 2% 정도로 추정된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년 1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브랜드 매출 순위(단위: 백만달러) (출처: 트렌드포스, 2022.5). 2022.07.04 chk@newspim.com

5대 실패, 푸젠 진화 우한 홍신 칭화 유니 난징·청두 충칭

푸젠 진화는 2016년 2월 세계 파운드리 3위 기업 UMC(대만)와 푸젠성 정부가 협력하여 UMC의 전 부사장 천 정쿤을 사장으로 영입하고 총 56억 5000만 달러(한화 6.8조 원)를 투자하여 2019년 9월 총 4기 24만 장/월 규모로 25 나노 공정의 4Gb DDR4/DDR3 제품 생산을 양산할 계획이었다.

당시 중국 첫 번째 메모리 반도체 프로젝트로서 규모가 가장 컸고 미국-대만-중국을 연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25 나노 공정의 D램 반도체 제조 장비(노광기, 식각기, 증착기 등 풀 라인 설비)를 설치 완료하고 예정대로 2018년 10월 시제품 생산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 마이크론(Micron)이 기술 도용 문제로 소송을 제기하고 미국이 반도체 기술 수출 제재를 가함에 따라 2019년 3월 프로젝트 진행이 멈춰 섰다.

우한 훙신 반도체(HSMC)는 리쉐옌 회장이 TSMC의 부사장(COO)이었던 장상이를 CEO로 영입하고 2017년 11월 후베이성 우한시에 설립했다. 이후 대만 TSMC의 기술자 100여 명을 영입하고 중국 국가 반도체 펀드를 포함하여 4년간 1280억 위안을 쏟아부었지만 회장의 사기 논란 속에서 회사는 2021년에 파산했다. 국가 펀드가 투자한 사기 사건으로 온 사회가 한동안 시끄러웠다.

칭화 유니는 중국 유일의 낸드플래시 공장인 창장 메모리(YMTC)의 성공을 토대로 국가 반도체펀드 투자를 받아 난징·청두·충칭 3개 지역에 D램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려다 실패하여 그룹 전체가 부실에 빠졌다. 2021년 7월 칭화 유니는 결국 파산신청을 하게 됐고 2021년 12월 베이징의 사모펀드 연합체인 즈루젠광에 인수된 뒤 기존 경영진이 모두 물러난 상황에서 D램 사업 포기 등의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새로운 도전자 성 웨이 쉬(SwaySure)

중국이 현재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회사를 늘린다면 가장 바람직한 선택은 푸젠 진화를 재가동하는 것 일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 명단에서 제외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를 재가동한다면 제품 양산에 성공하더라도 추후 사업 확장 및 판로개척에 여러 가지 제약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차선책으로서 새로운 주체인 선전 시가 순수한 중국자본으로 성 웨이 쉬를 설립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 같다.

선전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IT제품을 생산하는 D램 기업고객들이 가까이 있는 곳이다. 중국 제일의 반도체 설계기업인 선전의 하이실리콘(HiSilicon)에는 7 나노 공정의 휴대폰 AP 기린(Kirin)과 서버용 CPU 쿤펑(Kunpeng)을 개발하던 많은 고급 기술자들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개발 업무에서 손을 놓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14 나노보다 정밀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성웨이쉬가 기술 특허를 확보하거나 반도체 제조장비를 구입하는 것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니다. 당장 반도체 장비 수급이 문제라면 푸젠 진화의 25 나노 D램 장비 풀세트를 인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0년 10월 발표된 SK하이닉스의 세계 최초 DDR5 D램 제품 (출처: SK하이닉스). 2022.07.04 chk@newspim.com

[고영화의 중국 반도체 노트] 최헌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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