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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배우자.

일본 지방 소멸이 발생하는 과정

by 로칸 2022. 11. 25.

지방 소멸이라는 개념은 일본에서 처음 나왔다. 2014년 마스다 보고서라는 것에서 처음 언급되었다. 당시에 학회에서 엄청난 반항을 일으키면서 지방 소멸 담론을 활성화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한국에서도 학계나 정계에서 큰 관심을 갖게 된다. 오죽하면 일본 정부에서도 즉각적으로 반응을 하면서 지방 살리기를 국정 과제로 삼게 된다. 일본의 지방 소멸이 발생하는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자. 

일본 인구절벽 실태 (단위 곳)

인구절벽 사진
인구절벽

지방 소멸 위험 지역(20~39세 여성 인구가 50% 이하로 감소해 인구의 재생산 능력이 떨어지는 지역)을 조사했다

  • 2015~2019 인구가 0이 되면서 사라진 마을 164
  • 가카운 장래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마을 3622

마스다 보고서에 의하면 특정 지역에서 가임기 여성의 인구가 전체 인구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출산을 통한 인구의 재생산이 불가능 해지고 인구가 급격히 감소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지역을 소멸 지역이라고 정의를 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2040년까지 일본의 지자체 중에서 절반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가 된다라고 언급하면서 세간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지방 소멸이 발생하는 과정 - 청년 이탈

지방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이유는 저출산 때문이 아니다. 정확하게는 인구의 유출, 특히 청년층의 이탈이 문제이다. 애를 안 낳는 문제 이전에 애를 낳을 청년들이 사라지는 게 문제이다. 이 사라진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서 수도권으로 간다. 이 수도귄 과밀화 현상이 지방 소멸의 핵심인 것이다. 수도권은 계속 인구가 증가하는데 지방에선 계속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아무래도 수도권은 자본과 기술, 기업, 행정, 교육, 인프라, 문화와 오락, 상업 시설 등 일본이 가진 자원의 대부분이 도쿄에 집중이 되어 있다. 결국엔 지방에서 인구가 이탈을 하면 일단 소비인구가 빠지게 되고 수요가 감소하면 상권이 망하기 시작한다. 식당이나 카페, 은행, 병원, 대학, 노래방 등 다 망하게 된다. 서비스의 공급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외출하고 할 게 없는 동네가 되고 대중교통 수요가 감소하니까 버스나 지하철 배차가 길어지고 노선이나 역사가 폐쇄가 되기 시작한다. 대중교통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 인구가 빠지니까 돈을 벌고 세금 내는 사람이 줄어 행정의 서비스 품질은 떨어지고 인프라에 대한 투자나 유지 보수도 제대로 안되고 한 마디로 살기 싫은 동네가 되는 것이다. 인구 이탈이 인구 이탈을 유발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지방 소멸이 발생하는 과정 - 저출산

지방에서 인구가 빠지고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린다고 해서 수도권의 인구가 무한히 증식하지는 않는다. 수용할 수 있는 인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수용 한계치를 초과하는 인구는 어떤 방식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 과잉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서 일종의 자정 작용이 일어난다. 대표적인 자정 작용은 저출산이다.(인구밀도와 합계출산율은 반비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방에서 인구가 유입이 되는 만큼 수도권은 출산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인구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인구 밀도가 높아질수록 출산율은 낮아진다. 실제로 지방보다는 수도가 출산율이 낮다. 일본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다. 이유는 수도권어 자원이 한정돼 있어서이다. 토지도 주택도 인프라도 그 양이 제한돼 있다. 그런데 이것들이 필요한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자원의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지니까 이 자원의 가격이 오르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집값이다. 수도권의 집값은 점점 비싸지면서 청년들이 구매하기 힘든 수준까지 가고 있다. 그렇게 주택 구매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게 된다. 이러면 지방에서 인구를 들이부어 봐야 저출산이라는 구멍으로 다 빠져나가버리니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꼴이 되는 것이다. 지방이 거의 다 소멸하고 수도 하나 남은 도시 국가가 될 수 있다. 수도권이 흡수할 지방 인구도 없어지게 된다. 인구의 유입과 인구의 재생산이 다 정지가 된 상태에서 고령화만 계속해서 심해지는 것이다. 그러다 시간이 더 지나 고령 인구가 대거 사망하기 시작하면 인구 감소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수도권 마지 소멸하게 될 수 있다.

도쿄 인구 전망 추이 (단위 만명)

  • 2020년 1400
  • 2030년 1400
  • 2040년 1350
  • 2050년 1280
  • 2060년 1200

그렇게 지방 소멸이 수도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라는 게 미스다 보고서에서 경고하고 있는 내용이다. 인구 감소 문제를 저출산만으로 설명하지 않고 수도권의 과밀화, 그리고 지방 소멸과 연관 지어 설명했다는 점에서 이 마스다 보고서가 주목을 받았다. 물론 이렇게 최악으로 가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어떤 식으로든 최악은 막아내는 대응을 할 것이다.

지방 소멸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 - 이민정책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이는 방법을 사용하여 다른 국가들처럼 다민족 국가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일부 지역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기도 한다. 지방에는 다문화 가정이 많다. 지방의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고향에 있는 부모 곁을 떠나고 있고 그렇게 도착한 수도권에서는 보금자리가 없어서 자녀를 갖지 못하고 있는 이 상황이 인구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도 자녀도 모두 잃어버린 세대가 1인 가구라는 형태로 생존해 나가는 게 일본과 우리의 현주소다. 두 나라 모두 1인가구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지방 소멸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 - 지방 인프라 개선, 기업 유치

일본도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방 인프라 개선, 여러 도시를 묶어 하나로 뭉쳐보기도 하고 지방으로 행정 기관을 보내고 대학교도 보내고 기업을 유치했니 일자리 만들어보겠다고 규제도 풀어주고 세제 혜택도 주고 지방 가서 살아보라고 장려금도 뿌려주고 외국인들 이민 오면 지방에 배치해 보고 국제결혼도 시켜보고 안 해본 게 없다. 하지만 성공한 것이 없다.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돈(예산) 문제였다. 이미 고령화가 된 상태라서 노양 부양 비용이 너무 컸다. 고정 지출이 크니까 늘 예산이 부족하고 재정이 적자가 나고 적자만큼 돈을 빌려 쓰다 보니까 정부 부채가 엄청 많아졌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금 당장 돈 쓰는 게 버거운 상황이다 보니까 미래를 위해서 투자할 돈이 많지 않다 보니 지방 소멸 대책도 잘 안되고 있다. 부족한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의 실적에 따라 각 지방정부에다가 예산을 나눠준다. 지방정부는 예산을 더 많이 받기 위해 평가받기 편한 사업들, 단기에 실적이 나오는 사업들만 하게 된다. 사업평가를 보여주기 식으로 받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사업들, 멀리 보고 가야 되는 사업들은 배제가 되는 것이다. 보여주기 식이다 보니 사업평가도 철저하지 않아 유동인구도 없는 지역에 공항 건설해놓고 돈만 날리고 폐항하고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투자는 하고 회수는 안돼 지방정부가 파산하는 경우도 많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 된 채로 그대로 있는데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처리하다 보니 문제가 해결이 되지 못한다. 특히 이런 방식의 또 다른 문제는 수도권에서 인구를 뺏어오지 못하고 다른 지방의 인구를 빼오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지방끼리 인구 유치를 하니까 돈만 쓰고 얻은 게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도 보면 저출산 문제에 많은 예산을 쓰고 있지만 출산율 세계 꼴등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이 지나온 길을 같이 걷고 있는 것이다. 돈을 얼마나 쓰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냐를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될 것 같다. 

현실과 타협한 일본의 대책

일본은 일부 지역에서는 지방 소멸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고려가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카츠에라는 지역이 있는데 어차피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 속에 있고 막는다고 돈 써봐야 효과도 없고 지방정부만 파산시킬 뿐인데 차라리 그 돈으로 삶의 질이나 높여보자 남은 사람들이나 행복하게 살다 가게 하자 뭐 이런 느낌으로 가고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관광업을 개발하고 있다. 관광업은 상대적으로 저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고 홍보만 잘되면 효과도 바로 나타날 수 있다. 살고 있는 사람을 늘리는 건 힘들어도 놀러 오는 사람을 늘리는 건 상대적으로 쉽다. 정주 인구가 안되면 유동 인구를 늘려보자 이런 식으로 현실에 눈을 돌리게 된다. 그래서 일본의 지자체들도 관광 개발을 열심히 하고 있다. 누가 와서 돈이라도 쓰고 가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고 세수도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여행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권이 생기고 여기 상인들이 주변에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도시의 기능이 유지가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의 관광업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여행수지가 맨날 적자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많이 가는데 외국인들은 한국에 여행을 안 온다. 그만큼 관광 개발이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랑 비교해 보면 일본은 관광 수입이 우리의 스무 배 정도 된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지방 소멸에 더 취약하다는 말이기도 한다. 최근에 한국도 저출산 대응 정책과 지방 소멸 대응 정책을 분리하기 시작을 했는데 지방 소멸이 수도 소멸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 말고도 지방의 붕괴를 막아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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