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달러 시대와 한미 통화스와프
올해 연초 1,194원이었던 원ㆍ달러 환율이 현재 1,400원까지 오르는 이른바 '킹 달러'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1,400원을 상회했던 시기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였다. 킹 달러는 수입품 가격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 물가를 상승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는 국내 소비자 물가 불안정과 외환시장 불안정을 야기시킬 수 있다.
이에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한미 통화스와프를 위한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통화스와프 규모는 600억 달러 규모인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성사된다면 국내 물가 안정 및 외환시장 안정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환율, 한미 통화스와프의 의미와 그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환율이 오르면 발생하는 문제
최근 환율이 오버슈팅(과도한 가격 급등) 상태가 된 원인으로 미국 정책금리가 빠르게 인상되면서 달러 인덱스가 110선까지 돌파한 것과 한국은행의 느린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 역외의 원화 약세 배팅이 자극된 것을 들 수 있다.환율이 오르면 1) 자본유출 확대 2) 수입물가 급등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 3) 금융 및 외환시장에 대한 불필요한 불안 심리 확대 등이 문제가 된다.
외환보유고 추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자본유출의 경우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외환보유고가 줄어들어 국내시장경제 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도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364억 3천만 달러로 1997년 외환위기 때 보다 20배, 2008년 금융위기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한미 통화스와프의 의미와 그 역할
통화스와프란 두 국가간에 정해진 환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돈을 교환 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정해진 환율로 재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게 되면 정해진 환율에 맞게 원화를 미국에 맡기고 달러를 필요한 만큼 가져와 쓰겠다는 의미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고 우리나라도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때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적이 있다. 2020년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 당시 1,300원 대로 급등하던 환율이 급락하였고 금융시장도 안정되었다. 이번에도 같은 효과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 통화스와프의 부정적 시각
하지만 일부 시각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글로벌 위기가 있던 시기로 외환시장에 달러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했던 상황이었지만 현재 한국의 시장 상황은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가 부족해 환율이 오르는 것일 뿐 외화자금시장엔 전혀 문제가 없고, 높은 이자를 주고 달러를 더 빌리려는 수요도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다.
뿐만 아니라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어 환율 하락 안정 >> 수입물가 안정 >> 자본 유출 감소로 이어지겠지만 문제는 환율이 낮아짐에 따라 수출 경쟁력이 악화되어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상황은 한미 통화스와프가 성사되더라도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지금의 정책 당국의 현명한 정책 선택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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