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좀비랜드가 생긴 이유, 죽음의 마약 펜타닐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마약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산 펜타닐이 상륙한 이후 멕시코 마약 카르텔까지 가세하면서 미국 내 펜타닐 유통이 재앙적으로 급증하였다. 펜타닐 오남용 급증으로 작년에 10만 7,622명이 숨졌고 이는 자동차와 총기 사고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마약 문제와 죽음의 마약이라 불리는 펜타닐에 대해서 알아보자.

미국의 좀비랜드 필라델피아 켄싱턴 애비뉴

좀비랜드

미국의 필라델피아 켄싱턴 애비뉴 도시를 가보면 허리를 반으로 꺾고 흐느적거리는 사람, 고개를 숙인채 몸을 흔드는 사람, 같은 자리를 맴돌면서 혼자 중얼대는 사람, 아예 바닥에 널브러진 사람 들을 여기저기서 다수 볼 수 있다. 공포영화 속 좀비 같은 이 사람들은 모두 마약에 취한 중독자들이다. 필라델피아 켄싱턴 애비뉴는 대략 3마일 길이의 거리로 미국 전역에서 마약 중독자들이 몰려드는 동부 최대의 마약 시장이다. 마약상들이 고작 몇 달러의 마약을 뿌려 대는 좀비랜드, 헤로인 월마트 악명높은 우범지대이다.

미국의 마약문제

솔직히 미국의 마약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많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마약에 취한 장면들이 나왔고 수많은 헐리우드 배우들이 약물남용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마약은 총기와 함께 미국 사회의 최대 약점 중 하나이다.

중국산 펜타닐의 등장

최근 마약 시장에 중국이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남미가 꽉 잡고 있던 미국 마약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중국이 마약시장에 등장한 결과가 좀비랜드의 모습이다. 게임 체인저가 된 것이 중국산 펜타닐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는 펜타닐 위기가 폭발했다. 미국 전역으로 펜타닐로 인한 사망자수가 급증했다. 

펜타닐이 무엇인가?

펜타닐은 주로 말기 암 환자에게 투약하는 마약성 진통제로 헤로인보다 최대 50배 더 강력한다. 하지만 효과보다 더 중요한 특징은 대량 생산이 가능한 초저가 합성마약이다. 아주 싼데 효과는 강력하고 치사량은 2mg밖에 안될 정도로 작아서 테러용으로 쓰일 만큼 아주 위험한 약물이다. 

헤로인&코카인&펜타닐 비교

마약계의 양대산맥인 헤로인, 코카인과 비교해보면 펜타닐이 얼마나 가성비 높은 약물인지 이해할 수 있다. 헤로인은 양귀비 꽃에서 코카인은 코카 잎에서 추출한 천연마약이다. 전세계 아편의 80%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나고 코카 잎은 남미 안데스 산맥 부근에서만 재배된다. 즉 헤로인과 코카인은 경작지가 마련되고 노동력이 투입되고 날씨까지 받쳐줘야 대량생산이 가능한 장소를 타는 마약이다. 참고로 양귀비에서 진액을 추출해 아편을 만들고 아편을 가공해 모르핀을 만들고 모르핀을 화학 처리해서 헤로인을 만드는데 펜타닐은 모르핀의 대체제로 만들어졌다. 펜타닐은 작은 실험실에서 원료만 있으면 무제한 생산이 가능하다. 그리고 일단 만들어지면 산지를 확인해 유통 루트를 역추적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소량이니 배송도 간편하고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편지봉투에 담겨 우변으로 집 앞까지 배달된다. 

계속 만들어지는 루트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공급망이 마약 공급의 고속도로를 뚫었다. 원료의약품의 40%를 만드는 세계 최대 생산기지 중국 대략 16만곳의 화학회사가 한해 350억 달러의 원료 약물을 전 세계에 수출한다. 이런 대규모의 인프라가 펜타닐의 잠재적인 불법 생산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오피오이드 남용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019년 중국 시 주석이 펜타닐 대미 수출을 중단하지 못했다고 비난하여 미중 외교분쟁까지 벌어졌다. 여기서 두 번째 연결고리인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 등장한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국경도시에 지하터널을 뚫어놓고 코카인을 남미 생산지에서 미국 남부로 실어 나르는 오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 거대 마약상들이 중국산 펜타닐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중국에서 수출된 펜타닐 가루가 멕시코에서 캡슐로 제작된 뒤 다시 미국으로 들어간다. 세 번째 연결고리는 2018년 이후 등장한 인도다. 미국의 압박에 중국의 펜타닐 생산시설이 인도로 옮겨가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가는 새로운 루트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합법적인 의약품 펜타닐

펜타닐은 완벽하게 합법적인 의약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펜타닐은 말기 암환자에게 처방하는 매우 효과적인 진통제이다. 그리고 미국의 펜타닐 중독 문제를 만든 시작도 병원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돈에 눈이 먼 대형제약사들은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고 돈에 눈이 먼 의사들이 합세하면서 경미한 증상의 환자에게도 처방을 남발하여 이 거대한 중독이 시작됐다. 

Summary

최근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죽음의 마약 펜타닐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죽어야 끝나는 게 마약 중독이란 말이 있다. 한 순간의 쾌락을 위해 죽음을 담보해야 한다면 얼마나 끔찍하고 억울할지 생각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