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율주행 시대 - 실리콘 카바이드가 당기다.
완전 자율주행 시대 개막이 다가오며 테슬라,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시점은 2030년으로 자동차는 더 이상 운송수단에 그치지 않고 움직이는 콘퍼런스룸, 영화관, 메타버스 이용장소의 역할로 그에 따라 완성차 기업들의 경쟁은 자율주행, OTA 무선 업데이트, 차량용 OS 개발 등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로 이어지고 있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사용자 경험 만족 경쟁에 나서며 자동차도 하나의 전자기기가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자동차가 전자기기로 역할이 변화하며 모빌리티 기업들은 한 가지 고민이 생긴다.
전력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제품은 '전력'을 소비하게 되어 있다. 지금이야 전기차는 주행 외에 배터리에 영향을 주는 기능이 에어컨 및 난방 사용 등으로 한정적이지만 콘퍼런스룸, 영화관 등 모빌리티의 용도가 다변화되면 전력 사용량 역시 폭증하게 된다. 현재 테슬라도 여름철에 에어컨을 틀면 17%, 겨울철 히트를 켜면 40%까지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영화감상에 스트리밍 게임까지 겹쳐진다면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의 사용은 주행거리에 직결되기 때문에 상당히 치명적일 것이다. 테슬라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배터리 효율을 개선하고 있지만 무게 수천 KG에 달하는 전기차를 단순히 업데이트를 통해 보조하는 것은 계산된 위험을 대응하는 데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러한 전기차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핵심 반도체로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 반도체가 주목받으며 전기차 기업들의 고민 해결은 물론 반도체 기업들에게 새로운 먹거리 확보의 해답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를 전력반도체에 적용시켜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개선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2018년 모델 3에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를 처음 도입한 이후 전체 전기차의 3분의 1에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를 채용 중이고 현대차 역시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를 내재화를 선언하며 테슬라가 처음으로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를 탑재한 이후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를 탑재할 정도로 현재 전력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실리콘 카바이드가 대체 무엇이길래 테슬라와 현대차를 시작으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도입을 선포하고 있는 것일까? 실리콘 카바이드는 우리에게 참 생소하지만 미래에는 없어선 안될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SiC)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급부상하고 있는 핵심부품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제품은 '전력'을 소비하게 되어 있다. 전력이란 '전압'과 '전류'의 상관관계에서 출력되는 단위로 시간에 따른 손실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이때 전력의 변환, 전송에서 손실을 줄이거나 고 전압, 대 전류, 고 주파수에서 사용하는 반도체를 '전력 반도체'라고 한다. 전력 반도체를 전자제품에 사용하게 되면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난다. 즉, 필요한 전류를 적재적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신호등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력반도체는 자동차의 부품에서 PCU는 자동차 내 모든 부품의 상호작용 기능을 컨트롤하는 뇌의 역할을 하는 부품을 말한다. 배터리에서 생성된 전력을 모터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으로 성능에 따라 전력 효율성이 좌우되기 때문에 미래 전기차 헤게모니 시대에는 전력반도체가 자율주행, AI반도체만큼이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전력반도체는 여러 한계가 존재하였다. 고온에서 동작이 되지 않고 낮은 열전도율로 냉각시스템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에어컨이나 난방 등 현재 수준의 자동차 내 전력 사용을 자율주행, AI, 콘퍼런스 룸 등 다변화할 자동차 배터리의 전력 사용을 처리하기엔 어렵다는 것이 한계점으로 꼽혔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실리콘 카바이드이다.
실리콘 카바이드는 탄소와 규소를 고온으로 결합시킨 것으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하고 실제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특징 탓에 실리콘 카바이드로 전력반도체를 만들면 같은 두께의 실리콘에 비하여 약 10배의 전압을 견뎌낼 수 있고 섭씨 수백도 고온에서도 동작하며 전력 소모도 작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가 있다. 실리콘의 1/10 두께만으로도 반도체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실리콘 카바이드는 반도체를 더 얇고 더 작게 만드는 진화 방향인 '경박단소'와도 맞닿아 있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해서 일부러 차량의 크기를 크게 만들지 않고 성능 개선을 위해 트랜지스터만 쌓아 반도체 크기를 키워도 전력 사용 증가 및 칩의 모든 부분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는 다크 실리콘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실리콘 카바이드를 이용하면 1/10 크기로 기존 필요한 반도체를 제작해 자동차 운영의 비약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온 및 잦은 충격의 극한 환경에 쓰일 산업 장비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즉, 실리콘 카바이드는 기존 실리콘 기반의 웨이퍼에 비해 진보한 차세대 반도체 소재라는 것이다.
실리콘 카바이드의 한계
이런 장점들에도 실리콘 카바이드를 사용하지 못한 이유는 실리콘 카바이드는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경도가 단단한 탓에 패키징 과정이 상당히 까다롭고 제조 과정이 복잡하다. 기존 실리콘과 달리 실리콘 카바이드는 고강도의 기판을 처리하는 과정도 매우 어렵다. 그래서 복잡한 고가 장비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항공우주, 전기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 등에 한정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전력반도체 시장의 성장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에 따라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 수요는 공급량을 역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시장 형성 단계가 성장기이기에 빠르게 시장을 선취한다면 증가하는 전력반도체의 과실을 취할 수 있다. 다만,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확대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경쟁사에 비해 월등한 생산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춰 시장 우위를 취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 웨이퍼 대량 도핑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한국이 성장하는 전력반도체 시장 선점의 길을 열게 되었다. 세계 최초로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 웨이퍼의 대량 도핑 기술을 개발했다고 알려지며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연구는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의 웨이퍼를 작게 자른 '소형 반도체 칩' 단위에서 도핑을 실험하는 수준이었지만 원자력연구원은 상용되고 있는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 그대로 여러 장을 한꺼번에 도핑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원천기술에는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이용한 '중성자 핵변환 도핑' 기술이 주요 토대가 되었다. 부도체인 실리콘 카바이드 잉곳에 중성자를 조사해 원자핵 중 극미량을 인(P)으로 변환시켜 반도체로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인을 직접 투입하는 일반적인 화학 공정보다 이번에 중성자 도핑 균일도를 1% 이내로 유지하는 기술과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 1000장을 동시에 도핑할 수 있는 장치를 금번 도핑 장치 개발로 지금까지 소량 생산되었던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를 직경 4인치 웨이퍼 1,000장으로 대량 공정이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원천 기술 확보로 2023년 실리콘 카바이드 도핑 상용화를 목표로 할 수 있게 되었고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의 선점을 노려볼 수 있게 되었다. 2020년 8억 5,400만 달러에서 2029년이면 50억 달러로 시장 규모가 약 6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신성장 동력 확보가 기대가 되고 있다.
이미 기업들의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 선점을 위한 경쟁은 시작되었다. SK그룹은 올해 4월 국내 유일의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 설계사 예스 파워테크 닉스를 인수를 해 하이닉스와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현대차 그룹도 현대모비스를 필두로 SIC 내재화를 선언하며 종합 반도체 기업을 노리고 있는 LX세미콘 역시 기존 LG이노텍의 SIC 반도체 제조 장비를 매입하여 성장할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 확장을 노리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 점유율은 1위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스위스가 21% 2위 크리 미국 18% 3위 독일 인피니언 13%로 상위 3개 사가 전체 점유율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실리콘 카바이드 기술의 복잡한 기술 과정 등 여러 까다로운 진입 장벽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번 한국의 실리콘 카바이드 대량 도핑 기술 개발 성공은 실리콘 카바이드의 글로벌 주도권을 다시금 쥘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싣게 해 주었다. 국가 주도적 기술 개발과 기업 기술 이전 등 현재의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재도약해낼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내연기관에서 전동 기관으로 자동차 산업이 대전환기를 겪으며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것은 주행 연장과 충전 시간 단축이다. 물론 테슬라 같은 선도기업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IT 기기처럼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전력 사용을 효율화하고 있지만 무게 수천 KG에 달하는 전기차를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통해 효율화를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존재한다. 배터리 용량만 늘렸다 한들 근본적인 전력량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결국 계산된 위험을 보존하는 처사밖에 되지 않는다. 금번 전력반도체 개발은 그간 완성차 기업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마스터키가 될 것이다. 물론 차세대 전력 반도체 소재에 실리콘 카바이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은 현재 질화갈륨 쪽으로 개발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실리콘 카바이드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범용성 때문이다. 실리콘 카바이드는 실리콘이 포함된 재료이기 때문에 다른 물질에 비해서 실리콘과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실리콘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들을 그대로 사용하여 이용해서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다. 공정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아니라 특성에 맞추어 변화시킨 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Summary
금번 세계 최초 실리콘 카바이드 대량 도핑 기술이 앞으로 폭풍 성장할 전력반도체의 시장 선점에 비교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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