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인당 라면 소비량 1위를 놓친 적이 없을 만큼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각별하다. (나 역시 일주일에 3~4번 정도 먹을 정도임) 맛은 있지만 건강에 좋지는 않을 거 같아 먹을 때마다 어쩐지 찝찝하기도 하다. 그런데 라면은 사실 오해를 많이 받고 있는 음식 중의 하나다. 그 오해들에 대해서 알아보자.
라면에 비타민이?
칼국수, 우동, 잔치국수 등 밀가루로 만든 모든 면들은 당연히 하얀색이다. 그런데 똑같이 밀가루로 만드는 라면은 왜 노란색일까? 라면은 대중화된 1980년대 사람들 사이에서 "라면만 먹으면 각기병에 걸린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라며 영양소가 부족한 식품으로 지적을 받았다. 이때부터 라면 회사들은 라면 면발에 비타민B2를 첨가하기 시작했고 그 뒤로 라면 면발이 노란색을 띠게 된 것이다. 라면에도 비타민이 들어있다.
라면은 나트륨 폭탄?
많은 한국인들이 국물을 선호하는 만큼 일일 나트륨 권장량의 두배 이상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트륨 폭탄이라고 생각했던 라면의 평균 나트륨은 1,400mg으로 일일 나트륨 권장량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다른 면 요리들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엄청 낮은 수준이다.
- 짬뽕 4,000mg
- 열무냉면 3,152mg
- 김치우동 2,875mg
- 물냉면 2,618mg
- 간사장 2,716mg
- 해물 칼국수 2,355mg
특히 시중에 유통되는 라면 중 나트륨이 가장 높은 진라면 순한 맛(1,880mg)조차 짬뽕(4,000mg) 나트륨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트륨이 가장 적은 라면인 짜파게티(1,050mg)의 경우 간짜장(2,716mg)과 비교했을 때 나트륨이 월등히 낮다. 라면의 국물을 마시지 않으면 나트륨 섭취량을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하니 하루에 라면 한 끼 정도는 나트륨 걱정 없이 먹어도 괜찮다.
라면은 영양소가 불균형하다?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3가지 영양소의 균형이 중요하다. 라면은 영양이 굉장히 불균형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해 "라면을 먹으면 건강에 나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성인의 섭취에너지 권장 비율에 라면의 영양 성분을 대입해보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세 영양소 모두 권장 비율 안에 들어있었다. 탄수화물과 지방은 정상 범위의 상한선에 단백질은 하한선에 걸려있지만 불균형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결과이다.
연령별 에너지 적정 비율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탄수화물 | 단백질 | 지방 | 포화지방산 | 콜레스테롤 | |
1~2세 | 에너지의 55~65% | 에너지의 7~20% | 에너지의 20~35% | - | - |
3~18세 | 에너지의 55~65% | 에너지의 7~20% | 에너지의 15~30% | 에너지의 8% 미만 | |
19세이상 | 에너지의 55~65% | 에너지의 7~20% | 에너지의 15~30% | 에너지의 7% 미만 | 300mg/일 미만 |
A라면 1개(120g) 영양성분
에너지 | 탄수화물 | 단백질 | 지방 | 포화지방산 | 콜레스테롤 | 나트륨 | |
영양성분(에너지 비율) | 500kcal | 79g(63%) | 10g(8%) | 16g(29%) | 5g | 0mg | 1790mg |
뒤이어진 실험에선 단백질 비율을 높이기 위해 계란 하나를 넣고 다시 라면을 끓였는데 단백질은 8%에서 12%로 증가했고 지방은 2%에서 3%로 증가했다. 계란에는 의외로 지방 함량이 많아 지방 비율이 권장 비율을 초과했다. 따라서 계란을 전부 먹지 않고 흰자만 먹는다면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의 증가 없이 단백질만 적절한 수준으로 보충 가능하다. 단, 라면에는 무기질이나 식이섬유의 함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섬유소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콩나물, 팽이버섯 등을 칼슘 섭취를 늘리고 싶다면 치즈나 두부 등을 곁들이면 영향학적으로 더 균형 잡힌 라면을 먹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라면=MSG?
라면은 MSG라는 인식이 강해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MSG의 유해성 논란'은 이미 오래전, 전 세계적으로 종결되었다.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FDA와 세계 보건기구는 물론 국내 식약처(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도 "MSG는 인체에 무해하다"라고 여러 차례 발표했다. 그런데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MSG가 건강에 해로운 이미지로 자리 잡은 걸까? 1956년 대상이 개발한 조미료 미원이 전국을 휩쓸자 MSG에 다른 맛을 섞은 제일제당의 다시다를 출시해 조미료 시장을 양분했다. 그런데 문제는 1993년에 럭키(현 LG생활건강)가 맛그린을 내놓으며 미원과 다시다에 "인체에 유해한 MSG가 다량 함유돼 있다"는 광고를 낸 것이다. 이 광고는 보건복지부의 시정명령을 받아 2주 만에 내려갔지만 이 짧은 기간의 광고는 너무나도 임팩트가 컸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MSG는 몸에 나쁜 화학조미료'라는 인식이 깊이 새겨져 버린 것이다. 이후 MSG를 쓰지 않는 식당에 '착한 식당'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주던 한 방송도 이런 분위기를 더욱 부추겼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라면 회사들은 어쩔 수 없이 라면에서 MSG를 제외했고 현재는 멸치, 다시마, 표고버섯 등 천연식품에서 추출한 재료로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라면에 '찬밥'이 더 맛있는 과학적인 이유
딱딱한 생쌀은 '베타 녹말' 뜨거운 물에 가열 뜨거운 밥은 '알파 녹말'이다. 분자 구조가 촘촘히 결합된 베타 녹말을 물어 넣고 끓이면 분자 사이사이로 물 분자가 들어가 알파 녹말이 되는 것이다. 수분을 잔 뜩 머금은 쌀은 부피가 2배 이상 불어나 통통해지고 촉촉해진다. 하지만 알파 녹말은 시간 경과에 따라 노화 현상이 일어나 수분이 빠져나가고 쪼그라들며 베타 녹말로 돌아간다. 그런데 베타녹말 즉, 찬밥을 라면 국물에 넣는다면 수분이 부족해진 베타녹말은 잃어버린 수분을 되찾기 위해 라면 국물을 급속도로 흡수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라면 국물의 향과 맛이 밥알 하나하나에 그대로 스며들게 된다. 반면 알파녹말 즉, 갓지은 밥을 라면 국물에 넣는다면 알파녹말은 이미 많은 수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라면 국물을 빨아들이지 못하고 심지어 삼투압 작용으로 밥 속에 있던 수분이 국물로 빠져나가 싱거워진다. 이런 과학적인 이유로 라면에 찬밥이 진리였던 것이다.
라면에 방부제가?
식품별 유통기한 및 소비기한
식품 | 유통기한 | 소비기한 |
우유 | 10일 | +45일 |
두부 | 14일 | +90일 |
치즈 | 6개월 | +70일 |
달걀 | 20일 | +25일 |
요구르트 | 10일 | +20일 |
식빵 | 3일 | +20일 |
라면 | 5개월 | +8개월 |
라면의 유통기한(5개월)은 일반 식품에 비해 엄청 길기 때문에 당연히 방부제가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음식의 부패는 미생물이 생겨나며 일어나는데 미생물이 번식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수분 함량이 12% 이상 되어야 한다. 하지만 라면은 튀김과 건조 과정에서 수분이 모두 빠져나가 라면의 수분 함량이 4~6%밖에 되지 않는다. 라면은 미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아니다 보니까 방부제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라면을 먹고 자면 얼굴이 붓는다?
저녁에 라면을 먹고 자면 다음날 얼굴이 붓는다라는 말이 정설처럼 떠돈다. 하지만 이 말은 절반만 맞는 말로 얼굴이 붓는 원인이 꼭 라면 때문만은 아니다. 사람의 몸은 신체활동을 통해 수분을 배출하는데 잠잘 때 우리의 몸은 활동이 없을뿐더러 방광에 소변이 많이 차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우리 몸은 수분 배출을 줄인다. 따라서 음식 섭취 후 바로 자면 수분 배출이 원활하지 못해 얼굴이 붓는 것이다. 그런데 나트륨은 수분을 체내에 붙잡아두려는 특성이 있어서 얼굴을 조금 더 붓게 만든다. 사실 꼭 라면이어서가 아니라 나트륨이 포함된 찌개 같은 모든 국물 음식들이 해당되는 것이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오히려 라면은 국물음식 치고는 나트륨 함량이 적은 편이다.
라면은 소화가 안 된다?
라면의 주원료인 밀가루는 물과 반죽하는 과정에서 글루텐이 형성되는데 글루텐은 밀가루에 들어있는 단백질 성분으로 밀가루를 차지고 쫄깃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글루텐 프리'제품들이 생겨나며 글루텐이 나쁜 성분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었다. "오랜 세월 빵을 주식으로 먹어온 서양인과는 달리 동양인은 글루텐을 분해하는 소화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에겐 글루텐 섭취로 인한 대표적 질환인 '셀리악 병'을 발병시킬 유전자가 거의 없다고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글루텐 프리 식생활은 일부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만 도움이 될 뿐이라며 글루텐 프리 식품을 이유 없이 고집하다간 오히려 영양 불균형에 빠질 수 있다고 충고한다. 실제 '글루텐 불내증'이 있어 라면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라면뿐만 아니라 빵, 수제비 등 글루텐이 들어간 모든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할 확률이 높다.
라면은 양은냄비에 끓여야 맛있다?
라면을 맛있게 끓이기 위해선 면발을 너무 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짧은 시간에 강한 불로 익힌 뒤 빨리 식혀야 불지 않은 꼬들꼬들한 면발의 라면을 만들 수 있다. 양은냄비는 모든 냄비들 중 열전도율이 가장 높은 냄비 중 하나로 라면을 끓이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같은 양의 물을 넣고 끓일 경우 양은냄비는 일반 냄비에 비해 대략 40초 정도 물이 빨리 끓는다. 양은냄비에 끓인 라면이 더 맛있는 게 기분 탓만은 아닌 것이다.
라면은 비만의 주범?
2009년 농심이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를 분석한 결과 라면 섭취 빈도와 섭취량은 비만 유무와 관련이 없었다.
- 평균 라면 500kcal
- 비빔밥 550kcal
- 자장면 610kcal
- 햄버거 세트 800kcal
- 물냉 삼겹 1,100kcal
평소 사람들이 즐기는 다른 음식과 비교해 보아도 라면의 열량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농심 연구소 영양 연구팀 관계자는 성인의 일일 에너지 권장량의 약 2,100~2,600칼로리 인 점을 감안할 때 라면 섭취가 과체중이나 비만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비교적 근래에 출시된 건면라면의 열량 350칼로리 전후로 오히려 다이어트 식품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Summary
라면에 숨겨진 충격적인 비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라면을 좋아하지만 다이어트 때문에 차마 먹지 못했던 분들은 이제 라면을 마음 놓고 먹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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